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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Education/부사관 정책 이제는 ‘격려’가 아니라 ‘정책의 구조’를 바꿔야 할 때다
Education

부사관 정책 이제는 ‘격려’가 아니라 ‘정책의 구조’를 바꿔야 할 때다

By ROK CSM
4월 26, 2026 4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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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군은 오랫동안 부사관을 “군의 허리”라고 불러왔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해, 그 말이 진심이었다면 지금과 같은 수준의 방치와 모순은 존재할 수 없다. 허리라고 부르면서 실제로는 행정의 하중, 인력 공백의 부담, 현장 갈등의 책임을 먼저 떠넘기고, 정작 권한과 처우, 전문성에 대한 투자는 뒤로 미루어 왔다면 그것은 존중이 아니라 수사에 불과하다. 부사관을 중시한다고 말하는 군이 부사관을 전략자산으로 대우하지 않는다면, 그 조직은 이미 말과 현실이 분리된 것이다.

부사관은 단지 장교의 지시를 전달하는 존재가 아니다. 훈련의 완성도, 소부대의 전투준비태세, 병력관리의 안정성, 장비 운용의 숙련도, 병영문화의 균형은 결국 부사관의 역량과 태도에서 결정된다. 전시에 장교의 결심이 작전의 방향을 정한다면, 평시와 실전에서 그 결심을 살아 있는 전투력으로 바꾸는 것은 부사관이다. 이 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조직은 전쟁을 문서로만 이해하는 조직이지, 전쟁을 실제로 준비하는 조직이라고 보기 어렵다.

정부는 더 이상 부사관 문제를 ‘예산 항목’ 수준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

정부는 병역자원 감소와 안보환경 변화, 첨단전 전환을 말하면서도 정작 부사관 정책을 국가안보 핵심 의제로 다루지 않았다. 부사관은 직업군인의 핵심 축인데도, 여전히 인력 확보 정책은 단기 처방에 머물고, 처우 개선은 늘 “검토” 수준에서 맴돌며, 제도 개편은 발표에 비해 체감이 느리다. 이 정도면 몰라서 못한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에서 밀어놓은 것이다.

국가가 정말 안보를 중대하게 생각한다면, 부사관 정책은 단순한 봉급 조정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투력 유지의 문제로 다뤄야 한다. 복무 유인, 주거 안정, 가족 지원, 자녀 교육, 장기복무 전망, 전역 이후 연계까지 하나의 생애주기 정책으로 설계해야 한다. 군에서 가장 오래 현장을 책임질 사람들에게 “사명감으로 버텨라”는 식의 접근은 이제 무책임을 넘어 무능에 가깝다. 사명감은 동기의 한 축일 수는 있어도, 국가 정책의 대체물이 될 수는 없다.

국방부는 부사관을 쓰고는 있지만, 제대로 키우고 있지는 않다

국방부의 가장 큰 문제는 부사관의 중요성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구조를 바꾸지 않는 데 있다. 부사관에게 요구하는 것은 많다. 병력관리도 해야 하고, 교육훈련도 책임져야 하며, 장비도 알아야 하고, 사고 예방도 해야 하며, 각종 행정과 보고 체계도 감당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책임을 지우면서도 정작 전문성을 축적할 수 있는 보직 연속성, 전투 중심의 경력 설계, 실질적 권한 부여, 임무에 맞는 평가체계는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다.

전투형 군대를 만들겠다고 하면서 정작 부사관 평가가 문서와 보여주기식 관리에 묶여 있다면, 그것은 군이 아직도 전투보다 형식을 더 중시한다는 뜻이다. 부사관을 양성한다고 하면서 교육은 반복적이고, 보직은 단절적이며, 권한은 모호하고, 책임만 선명하다면 누가 그 길을 자부심 있게 선택하겠는가. 부사관단의 약화는 개인의 열정 부족 때문이 아니라, 제도를 설계한 사람들이 현장을 진지하게 보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결과다.

부사관을 가볍게 여기는 지휘관은 전쟁에도 진지하지 않은 사람이다

더 직설적으로 말할 필요가 있다. 부사관의 가치를 귀중하게 느끼지 못하는 지휘관은 강한 부대를 만들 수 없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전쟁은 보고서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숙련으로 이기기 때문이다. 소부대가 움직이는 기준, 병사가 몸에 익힌 절차, 장비 운용의 정밀함, 위기 상황에서의 즉응성은 회의실에서 생기지 않는다. 그것은 현장을 지키는 부사관이 오랜 시간 다져 놓은 결과물이다.

그런데도 어떤 지휘관들은 부사관을 독립된 전문 리더가 아니라 “행정 실무를 대신 처리해 주는 사람”, “병을 통제해 주는 사람”, “문제 생기면 수습해 주는 사람”쯤으로 여긴다. 이는 단순한 인식 부족이 아니다. 전쟁의 구조를 모른다는 뜻이다. 부사관을 경시하는 지휘관은 전투력의 형성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며, 더 나아가 전쟁 준비 자체에 충분한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강한 군은 장교가 잘난 군이 아니라, 장교와 부사관이 제 역할을 정확히 이해하고 서로를 전문 영역의 동반자로 대우하는 군이다.

군 내부의 침묵도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

이 문제를 정부와 국방부만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군 내부 역시 각성해야 한다. 부사관단 스스로도 때로는 구조적 문제를 관행처럼 받아들였고, “원래 그런 것”이라는 체념 속에서 후배들에게 같은 부담을 되물림해 왔다. 선배 부사관이 후배를 키우는 대신, 버티는 법만 가르치고 침묵을 조직 적응의 미덕처럼 강요한다면 그것 역시 부사관 제도의 미래를 갉아먹는 일이다.

장교들도 마찬가지다. 부사관을 존중하는 문화는 예절의 문제가 아니라 전투력의 문제다. 젊은 장교가 부사관을 귀찮은 존재로 여기고, 경험을 조언이 아니라 간섭으로 받아들이며, 현장의 언어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면 그 지휘는 깊이를 가질 수 없다. 군인이란 결국 전쟁을 준비하는 사람이다. 전쟁을 준비하는 조직 안에서 가장 오래 현장을 책임져 온 사람들의 가치를 모른다면, 그것은 오만이거나 무지다.

이제 필요한 것은 구호가 아니라 다섯 가지 구조 개혁이다

첫째, 부사관의 역할을 전투와 훈련 중심으로 다시 선명하게 정리해야 한다. 무엇을 책임지고, 어디까지 권한을 가지며, 어떤 영역에서 전문성을 축적해야 하는지 명확해야 한다.

둘째, 처우 개선은 단순 봉급 인상이 아니라 생애주기 안정 정책으로 설계해야 한다. 주거, 가족, 자녀, 전역 이후 경력 연계까지 포함해야 진짜 직업 안정성이 생긴다.

셋째, 보직과 교육체계를 전면 재구성해야 한다. 전투·기술·교육훈련 분야에서 일정 기간 전문성을 쌓을 수 있도록 연속성을 보장해야 하며, 보여주기식 순환보다 역량 축적이 우선되어야 한다.

넷째, 주임원사와 선임 부사관의 역할을 실질화해야 한다. 그들이 단순한 상징이나 의전 대상이 아니라, 지휘관의 핵심 조언자이자 후배 육성의 중심축으로 작동하도록 권한과 책임을 함께 분명히 해야 한다.

다섯째, 지휘관 평가에도 부사관 운용과 육성 능력을 반영해야 한다. 부사관을 어떻게 대했고, 얼마나 성장시켰으며, 현장 전문성을 어떻게 살렸는지가 지휘 역량 평가의 핵심 기준이 되어야 한다. 부사관을 소모시키는 지휘관이 좋은 지휘관으로 평가받는 구조부터 끝내야 한다.

부사관을 살리지 못하는 군은 결국 스스로를 약화시킨다

대한민국 군은 더 이상 부사관 문제를 주변 의제로 다뤄서는 안 된다. 부사관은 군의 허리라는 상징적 표현을 넘어, 전투력 발휘의 실질적 중추다. 그들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군은 강해질 수 없고, 그들을 전략적으로 키우지 않는 국방정책은 공허하다. 정부는 책임 있게 투자해야 하고, 국방부는 구조를 바꿔야 하며, 지휘관은 인식을 바꿔야 하고, 군 내부는 침묵을 미덕으로 포장하는 습성을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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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K C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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